설교학 강의

모세 설교를 위한 본문탐구와 설교실제

설교자하우스 2016 여름 캠프

강의안 머리말 – 주제해설

정창균

모세 설교의 한계성과 가능성
모세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설교하고자 하는 설교자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은 본문이 너무 방대하다는 점이었다. 출애굽기, 민수기, 신명기, 그리고 레위기가 모두 모세를 중심으로 엮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교자들은 이 본문들을 통달해야만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모세 설교를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 본문들을 능통하게 통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엄두가 나지 않아서 모세를 종합적으로 설교하려는 시도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타난 현상이 한 두 편의 간헐적인 설교로 모세의 단편적인 모습을 부각시키는 설교에 머무를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설교는 쉽사리 모범적, 윤리적 설교로 나아가곤 하였다.

모세를 제대로 설교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출애굽기 민수기 신명기를 통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그것이 아직 안된 자신은 모세를 체계적으로 설교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모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대표적(?) 본문을 선정하여 그 본문들에 따른 몇 편의 설교로서 모세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지게 하는 방식으로 모세 설교를 해볼 수 있도록 설교자들을 격려하려는 것이 이번 캠프의 중요한 의도이다. 애굽에서 나와서 광야를 거쳐 가나안 입구까지 가는 출애굽 여정에 대한 개괄적인 역사적, 신학적 이해를 구축할 수 있다. 그것을 기반으로 그 역사의 현장에서 그 역사를 이끄는 눈에 보이는 지도자로 살아간 모세의 행적을 대표적인 몇 가지의 모습들을 내세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을 한편씩의 설교로 구성하여 모세 설교를 시리즈로 수행할 수 있다. 이번 캠프는 그렇게 하여 얻은 내용을 14편의 주제로 묶어서 시리즈로 설교함으로써 교인들로 하여금 모세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 그리고 나아가서 그렇게 그를 이끄신 모세의 하나님을 알게 하는 설교를 하도록 격려하려는데 중요한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이번 캠프는 다룰 책이나 본문의 단위를 결정하고 그것을 차례로 치밀하게 탐구하면서 설교를 위한 아이디어를 포착해나가는 종래의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본문을 다루는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하여 진행하도록 하였다. 첫째는 언제나 해왔듯이 특정 본문을 치밀하게 탐구하고 추적하면서 설교를 위한 아이디어를 포착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한 주제를 관련 있는 이곳저곳의 본문들을 종합하는 방식으로 모세를 이해하고 설교를 위한 주제를 포착하는 방식이다. 이 두 방식을 병행하여 강의를 엮었다. 그리고 주제나 해당 본문들도 강의자가 임의로 선정하였다. 이 말은 설교자들이 모세 혹은 출애굽역사에 대한 큰 틀의 이해를 가지고 그것을 근거로 설교자 본인의 안목이나 의도에 따라 시리즈 설교 전체를 구상하고 그에 따른 본문을 선정하여 설교를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명심할 사항
그러나 모세를 설교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모세를 설교하는 궁극적 목적은 모세를 부각시키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모세가 등장하여 엮어가는 사건 속에서 우리는 모세의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모세의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때 그곳에서 그렇게 모세의 하나님이신 그 하나님이 오늘 이곳에서 여전히 우리의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그를 통하여 드디어 모세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가 되고, 모세의 하나님은 우리의 하나님이 된다. 그리고 그 역사와 오늘의 역사가 잇대어지고, 그것이 근거가 되어 미래의 역사로 다시 잇대어 지는 것이다. 모세의 이야기에 집중한 결과 우리가 일차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모세의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 이다. 그리고 모세의 하나님을 확인한 결과 우리가 이르는 종착점은 그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이라는 사실 확인이다. 이것이 모세를 설교하기 위하여 모세의 본문을 대하는 우리 설교자들의 궁극적 관심이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메시지기 선포되는 설교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긍정적 설교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모세가 등장하는 본문의 사실을 파악하고, 그 사실로 확인되는 모세를 파악하고, 그 다음에는 그 사실을 그렇게 모세를 통하여 행하시는 모세의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실제적으로 하나님은 어떻게 일을 진행하고 계시는가를 묻는 질문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세를 본으로 하는 모범설교. 도덕설교로 우리의 설교가 전락할 위험에 빠지게 된다. 우리의 본문탐구는 모세는 어떤 사람이라고 본문은 말하고 있는가를 물은 다음에는, 모세의 하나님은 어떤 분이라고 본문은 말하고 있는가를 묻는 하나님 중심적 관점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리고 나서 본문이 말하는 모세의 하나님은 어떻게 우리의 하나님이 되시는가를 다시 묻는 데로 나아가야 한다.

개인적인 사연
내가 모세를 새롭게 만난 것은 2004년 가을 어간 어느 때였다. 2003-4년 나는 심한 탈진으로 어려운 과정을 겪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폐인이 되어 목회를 그만 두게 될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죽어서 교회를 나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되면 나 개인의 인생은 물론 교회가 받을 충격과 후유증이 심각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목회가 힘들거나 교회가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학교와 교회를 오가는 사역을 10년 가까이 하는 동안 탈진이 누적되어 몸이 망가진 것이었다. 목회를 사임하였다. 교회는 나의 사임을 받아들이지 않고 일단 안식년을 가지라고 강권하였다. 별 수 없이 5개월의 안식년을 얻어 그중 3개월을 뉴질랜드 형님 댁에서 요양하며 지냈다. 극심한 두통과 흉통 그리고 무기력 때문에 나는 아무 일도, 아무 깊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응접실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오는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멍하니 CCM 인터넷 음악방송을 들으며 그렇게 시간들을 보냈다. 아침으로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산책을 하며 보냈다. 저녁이면 이상한 증상들에 시달리곤 했는데 나는 그것이 공황장애 증상이란 걸 근래에야 알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느낌도 점차 나아지고 있을 때, 초신자의 기분으로 성경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세기부터 읽기를 하다가 신명기 마지막에서 충격적으로 모세를 만나게 되었다. 모세는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출해내어 가나안 땅에 들여보낸 사람이었다. 그는 민족을 구출해낸 구국의 영웅이요, 새역사를 이끈 위대한 지도자였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그 역사를 계속하여 유지하기 위하여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리와 지침을 세워준 사람이었다. “모세의 율례와 법도”가 그것이다. 그것은 광야에서도 가나안에 들어가서도, 그리고 구약이 끝나고 신약에서도 이스라엘 백성이 행해야 하는 것이고, 기억해야 하는 것이었다. 결국 모세는 예수를 말한 사람이었고, 예수는 모세와 같은 선지자로 오실 것이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모세가 예수님을 증거한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빌립이 나다나엘을 찾아 이르되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였고 여러 선지자가 기록한 그이를 우리가 만났으니 요셉의 아들 나사렛 예수니라. 모세를 믿었더라면 또 나를 믿었으리니 이는 그가 내게 대하여 기록하였음이라” (요1:45-46).

그러나 내가 모세를 충격적으로 새롭게 만난 것은 그 점에서가 아니다. 그것은 오래 전부터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내가 충격을 받은 것은 모세가 죽고 이 땅에서 그의 인생이 막을 내렸음을 알리면서 신명기가 내놓는 모세에 대한 평가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행하게 하시매… 그것을 행한 자였다”는 것이 모세에 대한 성경의 마지막 평가라는 점에 눈이 번쩍 뜨였다. 모세는 구국의 영웅도 아니고, 위대한 리더십의 소유자고 아니고, 담력 넘치는 전사도 아니다. 산에 올라가 죽음으로써 이 세상에서의 120년 인생 길을 마친 이 사람을 놓고 신명기가 내리는 판정은 한 마디로 하나님이 하라는 대로 하는 사람이었다는 단언이다. 순종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인 모세를 하나님은 어떻게 각별하게 대우하셨는가에 짤막한 그러나 확고부동한 증언이다. 그는 하나님이 하라는 대로 한 사람이었다는 이 말은 곧 바로 모세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한 사건을 떠올리게 하였다. 가데스 사건이다.

신명기가 내리는 모세에 대한 최종 평가
모세는 자기가 다 이루어놓은 가나안을 향한 역사에서 정작 자기 자신은 배제되어야 했다. 배제될 뿐만 아니라, 자기의 부관인 여호수아가 그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죽기 직전까지 담당해야 했다. 모세는 불타는 가시떨기 앞에서 하나님께 불림을 받은 이후 40년 온 생애를 그 땅에 들어갈 그 꿈 하나를 보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 일을 이루기 위하여 선봉에 서서 모든 일을 해온 사람이었다. 그런데 자기는 들어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 사람 모세에게 어떤 심정을 갖게 했을까? 신명기 3장에서 하는 말, 이곳저곳에서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을 백성에게 털어놓는 어투들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여호수아를 너 대신 세워서 그 일을 잘 감당할 지도자가 되게 하고, 백성이 여호수아를 신뢰할 수 있도록 네가 그를 백성 앞에 세우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의 마음이 어떠했을까를 짐작하는 것은 추리나 상상력의 문제가 아니다. 보통 사람으로서 상식과 경험의 문제이다. 그런데 모세는 그렇게 한다.

그리고 모세가 죽자 성경이 최종적으로 내리는 이 사람 모세에 대한 결론이 그것이다. “여호와께서 그를 애굽 땅에 보내사 바로와 그의 모든 신하와 그의 온 땅에 모든 이적과 기사와, 모든 큰 권능과 위엄을 행하게 하시매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그것을 행한 자이더라”(신 34:11-12). 모세는 순종의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이 선언의 핵심은 모세는 엄청난 기적을 행한 사람이라는 데 있지 않다. 모세는 여호와께서 행하게 하시매 그것을 행한 자였다는 데 초점이 있다. 그가 여호와께서 행하게 하시매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그대로 행하였다는 말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는 분명한 사연 하나는 그가 죽으면서 내다보았던 그 땅에 그는 들어갈 수 없다는 하나님의 뜻, 여호수아를 그 일을 할 사람으로 만들고 여건도 만들라는 하나님의 뜻을 모세는 그대로 행하였다는 사연이 담겨있다는 것을 민감한 독자는 읽어내고 그 음성을 들을 수밖에 없다. 모세가 죽고 백성이 애곡하였다고 진술하면서 이어서 하는 말이 암시하는 것이 그것 아닌가! “모세가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안수하였으므로 그에게 지혜의 영이 충만하니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여호수아의 말을 순종하였더라”(신 34:9).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수아의 말을 순종하였다! 성경이 결론적으로 말하는 모세는 순종의 사람이다. 나의 모세 섭렵의 열심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서 출애굽, 광야, 가나안의 의미에 대하여, 그리고 그 현장의 주인공으로 동원되었던 모세의 의미에 대하여 이런 저런 깨달음을 얻기 시작하였다. 이번 캠프에서는 그 중 얼마를 다시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였다.

우리는 출애굽 역사를 네 가지 관점에서 개략적으로 이해할 것이다. 그리고 그 역사의 한 복판에서 이 역사를 이끌어간 모세에 대한 이해를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내용들을 12-14편의 설교로 담는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다룰 본문과 주제는 다음과 같다.

* 모세설교를 위한 본문과 설교 아이디어

1. 인생을 마감한 현장에서 만나는 모세(신명기34:5-12)

    –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순종)

2. 출생의 현장에서 만나는 모세(출1:1-2:10)

– 하나님의 편에 서는 사람

3. 소명의 현장에서 만나는 모세(출3:7-10)

– 하나님의 응답인 사람

4. 바로의 궁중에서 만나는 모세

– 열 가지 재앙

5. 선지자의 표상이 되는 사람/나와 같은 선지자

6. 하나님의 이름을 염려한 사람(출32:7-16)

7. 하나님과 동행이 최우선인 사람

8. 하나님과 백성의 중간에 서는 사람(1)

– 하나님의 말씀을 들고 백성 앞에 서는 사람

9. 하나님과 백성의 중간에 서는 사람(2)

– 백성의 문제를 들고 하나님 앞에 서는 사람

10. 아, 가데스 바네아! (민20:6-12)

– 사역자가 직면하는 유혹

11. 온유함이 세상 최고인 사람(민12장)

12. 축복하는 사람(신33:1, 29)

13. 은혜를 입은 사람(신34:1-6)

14. 기억하라(말 4:4, 신6:1-9)

* 그 밖의 설교 아이디어들

정창균

정창균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 설교자하우스 대표
정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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